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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잡병편 · 寒門

찬 기운이 들 때, 한(寒)

동의보감이 본 찬 기운과 감기

환절기마다 으슬으슬 몸이 떨리고, 콧물이 나며, 머리가 무겁고 열이 오르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흔한 일입니다. 옛 의서는 이렇게 찬 기운에 몸이 상하는 것을 상한(傷寒), 곧 "찬 기운(寒邪)이 몸을 상하게 한다"는 이름으로 묶어 다루었습니다. 「동의보감」 잡병편 한문(寒門)은 이 주제에 무게를 두어, 찬 기운이 어디로 들어와 어떻게 번지는지, 또 어떻게 막고 풀어 줄지를 길게 적어 두었습니다.

동의보감 본문 면
「동의보감」 — 박물관 전시본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01

찬 기운은 몸을 움츠리게 한다

한의학에서 추위(寒)는 만물을 거두어들이고 움츠러들게 하는 성질로 이해되었습니다. 「황제내경」의 오래된 정리 가운데 "여러 한증(寒症)이 거두고 끌어당기는 것은 모두 신(腎)에 속한다(諸寒收引 皆屬於腎)"는 구절이 있는데, 찬 기운이 닿으면 몸이 오그라들고 뻣뻣해진다는 옛 관찰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추위에 노출되면 살갗의 땀구멍이 닫히고 기혈의 흐름이 막혀, 그 결과로 오한·발열·몸살 같은 증상이 생긴다고 보았습니다. 물론 이는 전통적 해석의 틀일 뿐, 오늘날의 의학과 그대로 맞아떨어지는 설명은 아닙니다.

02

겉에서 속으로 들어온다 — 표(表)에서 리(裏)로

寒傷形 (한상형)찬 기운은 형체(몸)를 상하게 합니다.

옛 의서는 찬 기운에 상하는 과정을 단번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겉에서 속으로 차츰 옮겨 가는 흐름으로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살갗과 같은 몸의 바깥쪽(表, 표)에서 으슬으슬 떨리고 머리가 아프며 열이 나다가, 제때 풀어 주지 못하면 점차 안쪽(裏, 리)으로 들어가 더 깊은 증상으로 번진다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초기에 겉에 있을 때 잘 다스리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이 표·리의 단계 구분은 옛 의학이 병의 흐름을 읽던 나름의 지도였습니다.

03

오한과 발열, 옛 기록이 본 신호

한문(寒門)의 기록에서 가장 먼저 살핀 신호는 오한(惡寒)과 발열(發熱)이었습니다. 두꺼운 옷을 입고 따뜻한 방에 있어도 으슬으슬 추운 것을 오한이라 하여 찬 기운이 겉에 머무는 신호로 보았고, 동시에 몸에서 열이 나는 것은 몸이 그 찬 기운과 맞서는 모습으로 풀이했습니다. 머리와 목덜미가 뻣뻣하게 아프고 마디마디가 쑤시는 것도 함께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런 옛 풀이는 당시의 이해 방식입니다. 열이 높게 오래 이어지거나, 숨쉬기가 힘들거나, 의식이 또렷하지 못하다면 옛 기록에 기대지 말고 곧바로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04

찬 기운을 막는 생활

찬 기운을 막는 일상 습관 6가지

  • 목·발·배를 따뜻하게 지킵니다. 옛 의서는 찬 기운이 잘 파고드는 곳을 특히 살폈습니다. 목도리로 목덜미를 감싸고, 양말로 발을 따뜻하게 하며, 배가 차지 않도록 챙기는 것만으로도 으슬으슬한 느낌을 줄일 수 있습니다.
  • 따뜻한 음식과 물을 즐깁니다. 속을 데워 주는 따뜻한 국물과 미지근한 물을 자주 드세요. 생강차처럼 몸을 데워 준다고 본 따뜻한 차를 음식·차 수준에서 곁들이는 것도 좋습니다. (약 복용·처방과는 다른 일상적 활용입니다.)
  • 환절기에는 옷을 미리 챙깁니다. 아침저녁으로 기온 차가 큰 철에는 얇은 옷을 한 겹 더 준비해, 추워지면 바로 껴입을 수 있도록 합니다. 일교차에 그대로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땀을 식힐 때 찬바람을 조심합니다. 운동이나 목욕으로 땀이 났을 때 땀구멍이 열린 채 찬바람을 맞으면 쉽게 한기가 든다고 보았습니다. 땀은 잘 닦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은 뒤 천천히 식히세요.
  • 충분한 수면과 과로 절제로 몸을 지킵니다. 잠이 부족하고 지나치게 무리하면 추위를 견디는 힘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규칙적이고 충분한 잠으로 몸의 기운을 지켜 주세요.
  • 손씻기 등 기본 위생을 지킵니다. 외출 후 손을 깨끗이 씻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호흡기 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환절기 건강을 지키는 기본입니다.
옛 의서가 찬 기운을 한문(寒門)이라는 한 갈래로 묶어 살핀 데에는, 작은 한기 하나도 가벼이 두면 속으로 번진다고 보던 조심스러운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겉에 있을 때 잘 다스리라"는 오래된 권고는, 으슬으슬한 첫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몸을 따뜻하게 지키며 미리 막으라는 당부로 읽힙니다.
알려 드립니다. 이 글은 「동의보감」의 전통 의학 관점을 소개하는 교양 정보이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고열이 오래 이어지거나, 숨쉬기가 힘들거나, 증상이 심해질 때에는 반드시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 「동의보감」 잡병편 한문(寒門), 허준, 1613 — 한의학고전DB(mediclassics.kr), 위키문헌 「동의보감」
  • 「황제내경」 소문 지진요대론 — 병기십구조(病機十九條) "諸寒收引 皆屬於腎"

이미지 출처 및 라이센스

  • 「동의보감」 박물관 전시본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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