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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잡병편 · 風門

갑자기 쓰러지는 병, 풍(風)

동의보감이 본 중풍과 예방의 지혜

「동의보감」의 잡병편(雜病篇)은 여러 가지 병을 두루 다루는데, 그 첫머리에 놓인 것이 바로 풍문(風門)입니다. 풍(風), 곧 '바람'은 옛 의서에서 가장 무겁게 다룬 병의 갈래였습니다. 고전에는 "풍자백병지장(風者百病之長)", 곧 "바람은 온갖 병의 우두머리"라는 말이 거듭 나옵니다. 풍이 만병의 첫머리에 자리한 까닭은, 그것이 사람의 몸을 갑작스럽고 무섭게 무너뜨릴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가 바로 갑자기 쓰러지는 병, 중풍(中風)이었습니다.

동의보감 본문 면
「동의보감」(1613) 본문 면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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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온갖 병의 우두머리

風者百病之長 (풍자백병지장)바람은 온갖 병의 우두머리입니다.

이 구절은 「황제내경」에서 비롯되어 「동의보감」 풍문에도 거듭 인용됩니다. 옛 사람들은 바람을 자연의 기운 가운데 가장 변화무쌍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바람이 잘 돌아다니고 자주 모습을 바꾸듯(善行而數變), 풍으로 생기는 병도 빠르게 번지고 갑작스럽게 나타난다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옛 의서는 풍을 여러 병의 시작이자 길잡이로 보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조심스럽게 다루었습니다. 물론 이는 자연을 빗대어 몸을 이해하던 전통적 해석의 틀이며, 오늘날의 의학적 설명과는 결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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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 갑자기 쓰러지는 병 — 中風

「동의보감」 풍문이 가장 비중 있게 다룬 것이 중풍(中風)입니다. 옛 기록은 중풍을 갑자기 쓰러져 정신을 잃고, 깨어난 뒤에는 한쪽 몸이 마비되거나(반신불수, 半身不遂) 입과 눈이 한쪽으로 비뚤어지고(구안와사, 口眼喎斜) 말이 어눌해지는 병으로 그렸습니다. 멀쩡하던 사람이 한순간에 무너진다는 점에서, 옛 의서는 이를 풍이 일으키는 병 가운데 가장 위중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갑작스러운 발병과 한쪽의 마비라는 옛 묘사는, 오늘날 우리가 아는 뇌혈관 질환의 모습과도 닿아 있어 흥미롭습니다.

03

밖에서 든 바람, 안에서 인 바람 — 外風·內風

옛 의서는 풍을 한 갈래로만 보지 않고 여러 결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크게는 몸 밖에서 들어온 바람(외풍, 外風)과 몸 안에서 일어난 바람(내풍, 內風)으로 갈라 보았습니다. 찬 기운이나 거센 바람을 직접 쐬어 생긴다고 본 것이 외풍이라면, 지나친 화(火)나 기혈(氣血)의 어긋남처럼 몸 안의 균형이 무너져 안에서 바람이 인다고 본 것이 내풍입니다. 「동의보감」 풍문 또한 풍을 졸중풍(卒中風) 같은 여러 증상으로 세세히 나누어 다루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구분은 당시의 이해 방식일 뿐, 오늘날의 진단 기준과는 다르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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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을 멀리하는 옛 지혜

풍(중풍)을 멀리하는 일상 습관 6가지

  • 혈압을 챙기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습니다. 갑자기 쓰러지는 일을 막으려면 평소의 몸 상태를 아는 것이 먼저입니다. 혈압을 비롯한 기본 건강을 정기적으로 살피고, 이상이 보이면 미루지 말고 전문 진료를 받으세요.
  • 기름진 음식과 과음을 절제합니다. 옛 의서도 지나친 음식과 술이 몸의 균형을 무너뜨린다고 보았습니다. 기름지고 짠 음식, 과한 음주를 줄이고 소박하고 고른 식사를 가까이하세요.
  • 갑작스러운 찬바람과 큰 온도차를 조심합니다. 풍을 '바람'에 빗대어 본 옛 시선처럼, 추운 날 갑자기 찬 기운에 노출되지 않도록 따뜻하게 하고, 더운 곳과 추운 곳을 급히 오가는 일을 피하세요.
  • 적당한 운동으로 몸을 풀고 체중을 관리합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걷기 같은 가벼운 활동을 꾸준히 하여 기혈이 잘 돌게 하고, 알맞은 체중을 유지하세요.
  • 화와 스트레스를 다스립니다. 옛 의서는 지나친 화(火)가 안에서 바람을 일으킨다고 보았습니다. 크게 화내거나 오래 마음을 졸이는 일을 줄이고, 충분히 쉬며 마음을 고르게 가지세요.
  • 전조 증상이 보이면 즉시 대응합니다. 갑작스러운 한쪽의 마비나 저림, 어눌해진 말, 심한 두통, 한쪽 눈의 침침함 같은 신호가 나타나면 머뭇거리지 말고 곧바로 119에 연락하거나 응급실로 가세요. 풍은 빠르게 번진다고 본 옛 경계처럼, 시간을 다투는 일입니다.
옛 의서가 풍을 '온갖 병의 우두머리'라 부르며 잡병의 첫머리에 둔 데에는, 갑작스러운 병일수록 미리 조심하고 평소에 몸을 고르게 돌보라는 권고가 담겨 있습니다. "바람을 멀리한다"는 오래된 말은, 오늘날로 옮기면 평소의 건강을 챙기고 무리하지 않으며 위험한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말라는 당부로 읽힙니다.
알려 드립니다. 이 글은 「동의보감」의 전통 의학 관점을 소개하는 교양 정보이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한쪽 팔다리의 마비·저림, 입이 돌아가거나 말이 어눌해짐, 심한 두통, 한쪽 시야가 흐려지는 등 중풍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한시도 지체하지 말고 곧바로 119에 신고하거나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중풍은 발병 직후의 빠른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참고 자료

  • 「동의보감」 잡병편 풍문(風門), 허준, 1613 — 한의학고전DB(mediclassics.kr), 위키문헌 「동의보감」
  • 「황제내경」 소문(素問) — "風者百病之長"·"風者善行而數變"

이미지 출처 및 라이센스

  • 「동의보감」 본문 면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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