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쓰러지는 병, 풍(風)
동의보감이 본 중풍과 예방의 지혜「동의보감」의 잡병편(雜病篇)은 여러 가지 병을 두루 다루는데, 그 첫머리에 놓인 것이 바로 풍문(風門)입니다. 풍(風), 곧 '바람'은 옛 의서에서 가장 무겁게 다룬 병의 갈래였습니다. 고전에는 "풍자백병지장(風者百病之長)", 곧 "바람은 온갖 병의 우두머리"라는 말이 거듭 나옵니다. 풍이 만병의 첫머리에 자리한 까닭은, 그것이 사람의 몸을 갑작스럽고 무섭게 무너뜨릴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가 바로 갑자기 쓰러지는 병, 중풍(中風)이었습니다.
바람은 온갖 병의 우두머리
風者百病之長 (풍자백병지장)바람은 온갖 병의 우두머리입니다.
이 구절은 「황제내경」에서 비롯되어 「동의보감」 풍문에도 거듭 인용됩니다. 옛 사람들은 바람을 자연의 기운 가운데 가장 변화무쌍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바람이 잘 돌아다니고 자주 모습을 바꾸듯(善行而數變), 풍으로 생기는 병도 빠르게 번지고 갑작스럽게 나타난다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옛 의서는 풍을 여러 병의 시작이자 길잡이로 보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조심스럽게 다루었습니다. 물론 이는 자연을 빗대어 몸을 이해하던 전통적 해석의 틀이며, 오늘날의 의학적 설명과는 결이 다릅니다.
중풍, 갑자기 쓰러지는 병 — 中風
「동의보감」 풍문이 가장 비중 있게 다룬 것이 중풍(中風)입니다. 옛 기록은 중풍을 갑자기 쓰러져 정신을 잃고, 깨어난 뒤에는 한쪽 몸이 마비되거나(반신불수, 半身不遂) 입과 눈이 한쪽으로 비뚤어지고(구안와사, 口眼喎斜) 말이 어눌해지는 병으로 그렸습니다. 멀쩡하던 사람이 한순간에 무너진다는 점에서, 옛 의서는 이를 풍이 일으키는 병 가운데 가장 위중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갑작스러운 발병과 한쪽의 마비라는 옛 묘사는, 오늘날 우리가 아는 뇌혈관 질환의 모습과도 닿아 있어 흥미롭습니다.
밖에서 든 바람, 안에서 인 바람 — 外風·內風
옛 의서는 풍을 한 갈래로만 보지 않고 여러 결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크게는 몸 밖에서 들어온 바람(외풍, 外風)과 몸 안에서 일어난 바람(내풍, 內風)으로 갈라 보았습니다. 찬 기운이나 거센 바람을 직접 쐬어 생긴다고 본 것이 외풍이라면, 지나친 화(火)나 기혈(氣血)의 어긋남처럼 몸 안의 균형이 무너져 안에서 바람이 인다고 본 것이 내풍입니다. 「동의보감」 풍문 또한 풍을 졸중풍(卒中風) 같은 여러 증상으로 세세히 나누어 다루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구분은 당시의 이해 방식일 뿐, 오늘날의 진단 기준과는 다르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풍을 멀리하는 옛 지혜
風 풍(중풍)을 멀리하는 일상 습관 6가지
- 혈압을 챙기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습니다. 갑자기 쓰러지는 일을 막으려면 평소의 몸 상태를 아는 것이 먼저입니다. 혈압을 비롯한 기본 건강을 정기적으로 살피고, 이상이 보이면 미루지 말고 전문 진료를 받으세요.
- 기름진 음식과 과음을 절제합니다. 옛 의서도 지나친 음식과 술이 몸의 균형을 무너뜨린다고 보았습니다. 기름지고 짠 음식, 과한 음주를 줄이고 소박하고 고른 식사를 가까이하세요.
- 갑작스러운 찬바람과 큰 온도차를 조심합니다. 풍을 '바람'에 빗대어 본 옛 시선처럼, 추운 날 갑자기 찬 기운에 노출되지 않도록 따뜻하게 하고, 더운 곳과 추운 곳을 급히 오가는 일을 피하세요.
- 적당한 운동으로 몸을 풀고 체중을 관리합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걷기 같은 가벼운 활동을 꾸준히 하여 기혈이 잘 돌게 하고, 알맞은 체중을 유지하세요.
- 화와 스트레스를 다스립니다. 옛 의서는 지나친 화(火)가 안에서 바람을 일으킨다고 보았습니다. 크게 화내거나 오래 마음을 졸이는 일을 줄이고, 충분히 쉬며 마음을 고르게 가지세요.
- 전조 증상이 보이면 즉시 대응합니다. 갑작스러운 한쪽의 마비나 저림, 어눌해진 말, 심한 두통, 한쪽 눈의 침침함 같은 신호가 나타나면 머뭇거리지 말고 곧바로 119에 연락하거나 응급실로 가세요. 풍은 빠르게 번진다고 본 옛 경계처럼, 시간을 다투는 일입니다.
참고 자료
- 「동의보감」 잡병편 풍문(風門), 허준, 1613 — 한의학고전DB(mediclassics.kr), 위키문헌 「동의보감」
- 「황제내경」 소문(素問) — "風者百病之長"·"風者善行而數變"
이미지 출처 및 라이센스
- 「동의보감」 본문 면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