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齒)는 뼈의 나머지
동의보감이 본 치아와 신(腎)의 인연한의학에서 치아는 단순히 음식을 씹는 도구가 아니라, 몸 안쪽 깊은 곳의 기운이 밖으로 드러나는 자리였습니다. 그 치아와 가장 가까운 짝으로 본 것이 신(腎), 곧 신장입니다. 「동의보감」 외형편 아치문(牙齒門)은 첫머리부터 "치아는 뼈의 나머지(齒者骨之餘)"라 적고, 그 뼈를 주관하는 것이 신(腎)이라고 보았습니다. 치아의 단단함과 헐거움을, 옛 의서는 곧잘 신의 기운과 연결지어 살핀 셈입니다.
치아와 신(腎)은 왜 한 짝으로 보았을까
옛 사람들이 치아와 신을 묶어 본 데에는 '뼈(骨)'라는 연결 고리가 있었습니다. 한의학에서 신은 뼈를 주관한다고 여겼고, 치아는 그 뼈에서 비롯되어 밖으로 돋아난 것으로 보았습니다. 「동의보감」은 이를 "치아는 뼈의 나머지이며(齒者骨之餘), 신(腎)이 이를 영양한다"고 정리했습니다. 또 「황제내경」을 인용하여 "신은 뼈를 주관한다(腎主骨)"고도 적었습니다. 그래서 옛 의서는 치아에 나타나는 여러 모습을 곧잘 신의 상태와 연결지어 살폈습니다. 물론 이는 전통적 해석의 틀이며, 치아 문제의 원인을 한 가지로 단정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나이와 함께 나고 빠지는 이 — 신기(腎氣)와 치아
女子七歲 腎氣盛 齒更髮長 (여자칠세 신기성 치갱발장)여자는 일곱 살이 되면 신기(腎氣)가 왕성해져 이를 갈고 머리카락이 자랍니다. 사내아이는 여덟 살에 신기가 충실해져 머리카락이 자라고 이를 갑니다.
이는 「황제내경」 첫 편에 나오는 구절로, 사람이 자라고 늙는 흐름을 신기(腎氣)의 차고 빠짐으로 풀이한 대목입니다. 어릴 때 젖니가 빠지고 새 이가 돋는 것도, 나이가 들며 이가 헐거워지는 것도 모두 신의 기운과 맞물려 일어난다고 본 것입니다. 「동의보감」도 같은 맥락에서 "신이 쇠하면 이가 벌어지고, 정(精)이 성하면 이가 단단하다"는 옛말을 전합니다. 치아의 건강을 한평생 몸의 근본 기운과 이어 본, 오래된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위·아래 이를 나누어 본 까닭 — 경맥(經脈)과 치아
「동의보감」은 같은 치아라도 위와 아래를 나누어 살폈습니다. 윗니는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에, 아랫니는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에 속한다고 본 것입니다. 곧 윗니는 위(胃)와, 아랫니는 대장(大腸)과 통하는 길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옛 의서는 잇몸이 붓거나 이가 시린 자리를 두고도 그것이 어느 경맥과 닿아 있는지를 함께 헤아렸습니다. 치아를 입속의 한 부분으로만 보지 않고, 몸 전체를 흐르는 길과 이어 본 셈입니다. 다만 이런 옛 풀이는 당시의 이해 방식일 뿐이니, 이가 시리거나 잇몸이 자주 붓는다면 자가 판단에 기대기보다 치과 등 전문 진료를 받아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치아를 지키는 실천법
齒 치아를 지키는 일상 습관 6가지
- 올바른 방법으로 자주 닦습니다. 식사 뒤와 잠자리에 들기 전, 잇몸과 이가 만나는 경계까지 부드럽게 닦아 주세요. 세게 문지르기보다 결을 따라 꼼꼼히 닦는 것이 잇몸을 아끼는 길입니다.
- 잇몸을 함께 돌봅니다. 치아는 잇몸에 뿌리내려 있습니다. 치실이나 치간 칫솔로 이 사이를 챙기고, 잇몸이 자주 붓거나 피가 난다면 미루지 말고 살펴보세요.
- 고치법(叩齒)을 가볍게 해 봅니다. 위아래 이를 가볍게 마주쳐 부딪치는 것은 예부터 치아와 잇몸을 튼튼히 한다고 전해 온 양생법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입을 다물고 가볍게 여러 차례 마주쳐 보세요. 세게 부딪치지 말고 가볍게만 합니다.
- 단 음식과 지나친 자극을 줄입니다. 단 음식과 신 음료를 자주 오래 머금으면 이가 상하기 쉽습니다. 너무 차거나 뜨거운 것, 딱딱한 것을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도 줄이세요.
- 몸의 근본 기운을 아낍니다. 옛 의서는 치아를 신(腎)의 기운과 이어 보았습니다. 지나친 과로를 피하고 충분히 자며 몸을 무리하게 쓰지 않는 것이, 곧 치아를 아끼는 생활로 이어진다고 보았습니다.
-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습니다. 이와 잇몸의 문제는 처음에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불편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아 일찍 살피는 것이 가장 확실한 관리입니다.
참고 자료
- 「동의보감」 외형편 아치문(牙齒門), 허준, 1613 — 한의학고전DB(mediclassics.kr), 위키문헌 「동의보감」
- 「황제내경」 소문 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 — "女子七歲 腎氣盛 齒更髮長", "腎主骨"
이미지 출처 및 라이센스
- 「동의보감」 박물관 전시본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