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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탕액편 · 菜部

약이 되는 채소

부엌의 채소 바구니에 담긴 옛 의서의 지혜

「동의보감」의 마지막 큰 줄기인 탕액편(湯液篇)은 약이 되는 재료를 물·곡식·과일·채소·풀·나무처럼 갈래별로 나누어 정리한 일종의 본초 사전입니다. 그 가운데 채부(菜部)는 밭에서 길러 부엌에서 늘 쓰는 채소들을 약재의 눈으로 다시 살핀 대목입니다. 생강과 파, 마늘, 무처럼 오늘도 식탁에 오르는 흔한 채소들이, 옛 사람들에게는 동시에 몸을 데우고 소화를 돕는 약으로도 여겨졌습니다.

동의보감 본문 면
「동의보감」 — 박물관 전시본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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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부(菜部) — 부엌과 약방의 경계에 선 채소

옛 의학에서 약과 음식은 또렷이 갈라진 두 세계가 아니었습니다. "약과 음식은 그 뿌리가 같다"는 식약동원(食藥同源)의 생각이 바탕에 있었기에, 매일 먹는 채소도 저마다 성질과 맛을 지닌 재료로 헤아려졌습니다. 「동의보감」 탕액편 채부에는 생강(生薑)·파(蔥白, 총백)·마늘(大蒜, 대산)·무(蘿蔔, 나복)·미나리(水芹, 수근)·아욱(冬葵, 동규)·부추(韭, 구) 같은 채소들이 실려, 각각의 성질이 따뜻한지 서늘한지, 맛이 매운지 단지를 적어 두었습니다. 흔한 채소를 약의 언어로 다시 들여다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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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과 파, 마늘 — 매운맛으로 몸을 데우다

生薑, 性溫味辛 (생강, 성온미신)생강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맵다고 보았습니다.

옛 의서는 생강을 따뜻한 성질에 매운맛을 지닌 채소로 보아, 속을 데우고 메슥거림을 가라앉히며 담(痰)을 삭이는 데 쓰임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파의 흰 밑동인 총백(蔥白)과 마늘 또한 매운맛과 따뜻한 기운으로 분류되어, 찬 기운에 움츠러든 몸을 풀어 주는 갈래로 다루어졌습니다. 추운 날 생강차를 마시거나 국에 파·마늘을 넉넉히 넣어 온기를 더하던 살림의 지혜가, 이런 옛 분류와 자연스레 맞닿아 있습니다. 다만 이는 전통적 해석의 틀이며, 특정 채소가 병을 낫게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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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 소화를 돕는 채소 — "기를 내리고 음식을 삭인다"

下氣消穀 (하기소곡)기를 내리고 음식을 삭인다고 보았습니다.

무(蘿蔔, 나복)는 매콤하면서도 단맛을 머금은 채소로, 옛 기록은 무가 "기를 내리고 먹은 음식을 삭이는" 갈래에 든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기름지거나 든든한 음식 곁에 무를 곁들이던 상차림에는, 속을 가볍게 한다는 옛 풀이가 담겨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설명은 그 시대가 채소를 이해하던 방식일 뿐이며, 소화 불편이 이어진다면 음식만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진료를 받아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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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를 약처럼 누리는 생활

채소를 약처럼 누리는 생활 습관 6가지

  • 생강을 차나 양념으로 곁들입니다. 따뜻한 성질로 본 생강은 차로 우려 마시거나 국·조림에 저며 넣기 좋습니다. 찬 기운이 도는 날, 생강차 한 잔으로 몸을 데워 보세요. (약 복용이 아니라 음식·차 수준의 활용입니다.)
  • 파와 마늘은 익혀서 즐깁니다. 매운 채소는 날로 많이 먹기보다 국이나 볶음으로 익혀 먹으면 향과 풍미는 살리면서 속의 부담은 줄어듭니다. 국물 요리에 파의 흰 밑동을 넉넉히 넣어 보세요.
  • 든든한 식사에 무를 곁들입니다. 옛 의서가 소화를 돕는 갈래로 본 무는 생채·뭇국·동치미처럼 다양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기름진 음식 곁에 무 반찬을 함께 내어 보세요.
  • 제철 채소를 두루 섞어 먹습니다. 한 가지에 치우치기보다 미나리·아욱·부추처럼 철 따라 나는 채소를 골고루 곁들이면 식탁이 풍성해지고 맛도 다채로워집니다.
  • 너무 맵고 자극적이지 않게 적당히. 매운 채소가 좋다고 지나치게 많이, 강하게 먹으면 도리어 속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양념은 알맞게, 입에 부담 없는 선에서 즐기세요.
  • 신선하게 보관하고 빨리 먹습니다. 채소는 시들기 전에 먹어야 맛과 향이 살아 있습니다. 잎채소는 물기를 닦아 냉장 보관하고, 생강·마늘은 서늘한 곳에 두어 신선할 때 쓰세요.
「동의보감」 채부가 흔한 채소 하나하나의 성질과 맛을 적어 둔 데에는, 매일의 밥상이 곧 몸을 돌보는 자리라는 옛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부엌의 채소 바구니를 약재의 눈으로 다시 바라보면, 잘 차린 한 끼가 어떻게 몸을 데우고 속을 고르게 하는지를 새삼 헤아리게 됩니다. 특별한 약을 찾기 전에, 제철 채소를 골고루 누리는 일상이 먼저라는 권고로 읽어도 좋겠습니다.
알려 드립니다. 이 글은 「동의보감」 탕액편 채부(菜部)의 전통 의학 관점을 소개하는 교양 정보이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특정 채소가 질병을 치료한다는 뜻이 아니며, 식이로 치료를 대신해서도 안 됩니다. 불편한 증상이 이어진다면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 「동의보감」 탕액편 채부(菜部), 허준, 1613 — 한의학고전DB(mediclassics.kr), 위키문헌 「동의보감/탕액편」
  • 생강(生薑)·무(蘿蔔) 본초 성미 —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자원연구센터(herba.kr), 익생닷컴 동의보감 본초 인용

이미지 출처 및 라이센스

  • 「동의보감」 전시본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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