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붓는다, 부종(浮腫)
동의보감이 본 '물의 다스림'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이 푸석하고, 저녁이 되면 발과 종아리가 부어 신발이 끼는 일이 있습니다. 이렇게 몸이 붓는 것을 옛 의서는 부종(浮腫), 또는 수종(水腫)이라 불렀습니다. 「동의보감」 잡병편 부종문(浮腫門)은 이를 단순히 살이 부은 것으로 보지 않고, 몸 안의 물(水)이 제대로 돌고 빠지지 못해 넘쳐 고인 상태로 풀이했습니다. 곧 부종은 '물길'의 문제라고 본 셈입니다.
붓는다는 것은 물이 고였다는 것
한의학에서 몸은 끊임없이 물이 도는 하나의 큰 물길로 여겨졌습니다. 마시고 먹은 것이 기운으로 바뀌어 온몸을 적시고, 쓰고 남은 물은 오줌과 땀으로 빠져나간다고 보았습니다. 이 흐름이 어딘가에서 막히거나 빠짐이 더디면, 물이 살갗 아래에 머물러 고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부종이라는 것입니다. 「동의보감」은 이러한 물의 정체(停滯)를 부종문의 큰 줄기로 삼아, 누르면 쑥 들어갔다 천천히 올라오는 부기, 얼굴부터 붓는 경우와 다리부터 붓는 경우 등을 두루 살폈습니다. 물론 이는 전통적 해석의 틀이며, 붓는 원인을 한 가지로 단정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물길을 맡은 세 곳 — 비(脾)·폐(肺)·신(腎)
옛 의학은 몸 안의 물 대사를 어느 한 장부의 일로 보지 않고, 여러 곳이 서로 맞물려 돌리는 일로 보았습니다. 특히 비(脾)·폐(肺)·신(腎) 세 곳을 물길의 중심으로 꼽았습니다. 비는 먹은 것을 삭여 물기를 끌어올리고, 폐는 그 물기를 온몸으로 펼치고 아래로 내려보내며, 신은 쓰고 남은 물을 걸러 내보낸다고 본 것입니다. 「동의보감」이 인용한 옛 글에는 붓고 그득해지는 것을 비와 잇닿아 본 구절이 전합니다.
諸濕腫滿 皆屬於脾 (제습종만 개속어비)모든 습(濕)과 붓고 그득함은 비(脾)에 속합니다.
한편 물이 차오르는 뿌리는 더 아래쪽에 있다고도 보았습니다. 같은 옛 글은 물병(水病)의 근본과 끝을 신(腎)과 폐(肺)로 나누어 이렇게 적었습니다.
其本在腎 其末在肺 皆積水也 (기본재신 기말재폐 개적수야)그 근본은 신(腎)에 있고 그 끝은 폐(肺)에 있으나, 모두 물이 쌓인 것입니다.
또한 물길이 지나는 통로로 삼초(三焦)를 들어, 삼초가 사기(邪氣)로 약해지면 아랫배가 붓고 오줌이 잘 나오지 못한다고도 보았습니다. 결국 부종은 한 곳의 탈이 아니라 물을 돌리는 여러 길이 서로 엇나가 생긴다고 본 것입니다.
짠 것과 습한 환경을 멀리하라 — 옛 양생의 권고
붓는 사람에게 옛 의서가 거듭 일러둔 것은 음식과 환경을 가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으뜸은 짠 것을 조심하는 일이었습니다. 짠맛이 물을 끌어모은다고 보아, 부종이 있는 사람은 소금기 강한 음식을 멀리하고 싱겁게 먹기를 권했습니다. 또 축축하고 찬 곳에 오래 머무는 것, 찬물에 함부로 몸을 적시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습한 기운이 몸으로 스며들어 물길을 더 막는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권고들은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아도 무리 없는, 짜게 먹지 않고 몸을 따뜻하고 보송하게 두라는 생활의 지혜로 읽힙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옛 양생의 관점이며, 붓는 증상 자체를 다스리는 치료가 아님을 기억해 주세요.
붓기를 다스리는 일상 습관
水 붓기를 다스리는 일상 습관 6가지
- 짜게 먹지 않고 싱겁게 먹습니다. 옛 의서가 부종에 가장 먼저 경계한 것이 짠맛이었습니다. 국물·젓갈·가공식품의 소금기를 줄이고 음식을 슴슴하게 즐기면 몸에 물이 덜 모인다고 보았습니다.
- 오래 같은 자세로 있지 말고 자주 움직입니다. 한참을 앉거나 선 채로 있으면 아래쪽에 물이 고이기 쉽습니다. 틈틈이 일어나 걷고, 발목을 위아래로 까딱이며 종아리를 풀어 주세요.
- 다리를 올려 쉬어 줍니다. 발이 잘 붓는다면 누울 때 발밑에 베개나 쿠션을 받쳐 다리를 심장보다 살짝 높게 두세요. 고였던 물이 돌아 나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수분은 적당히, 과음은 절제합니다. 물을 너무 참는 것도, 한꺼번에 많이 들이켜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하루 동안 나누어 적당히 마시고, 몸을 무겁게 하는 지나친 음주는 줄이세요.
- 몸을 따뜻하게 하고 가볍게 움직입니다. 축축하고 찬 곳을 피하고 몸을 보송하게 두세요.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처럼 무리 없는 움직임이 물길을 돌리는 데 보탬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 몸을 축내는 과로를 줄입니다. 잠이 모자라고 지나치게 무리하면 몸이 물을 잘 돌리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충분히 쉬고 규칙적으로 자며 몸을 너무 몰아붙이지 마세요.
참고 자료
- 「동의보감」 잡병편 부종문(浮腫門), 허준, 1613 — 한의학고전DB(mediclassics.kr), 위키문헌 「동의보감」
- 「황제내경」 소문 지진요대론(至眞要大論) — "諸濕腫滿 皆屬於脾"
- 「황제내경」 소문 수종·수기(水腫·水氣) 관련 — "其本在腎 其末在肺 皆積水也"
이미지 출처 및 라이센스
- 「동의보감」 박물관 전시본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